
오랜만에 엄마와 영화관을 찾았다.
뭘볼까.. 생각하다 고른 것이 <마당을 나온 암탉>
한국 에니메이션을 이렇게 극장에서 본 건 정말 아주 오래간만이거나 아님 처음일 듯 싶다.
한국 상업 에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기에 보기 전에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나의 기대보다는 괜찮았다는 결론.
중간까지는 솔직히 그냥 그랬다.
색감은 화려하고 예뼜지만 아동용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스토리도 단순하고 캐릭터도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고 그냥 교훈 하나 던져주나보다 했는데-
마지막 즈음에 잎싹이와 초록이 족제비 어미와 새끼가 나오는 장면에서부터 정신이 번쩍했다.
그 때부터 마지막까지가 참 좋았는데
정말 그 때 때마침 극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몇몇 아이들의 집중력이 끊기고 만 것이다.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소란스러운 극장환경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ㅜㅜ
다음부터는 낮시간에 에니메이션보러 절대 안가야지.
여하튼 끝이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라면 반전이었고 감동적이었다.
에니메이션을 보며 눈물을 흘린건 꽤 오랜만인 듯 싶다.
개인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이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닌가 싶다.
어린이들이 에니메이션에 나오는 그런 깊은 모성과 삶과 죽음을 이해할 수 없지 않을까.
그리고 난 아이들에게는 뭐랄까.
이런 교훈을 주는 에니메이션보다는 상상력 넘치는 에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장르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에니메이션만이 가진 특성을 이용한 상상력이 표현된 작품.
뭐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우선 내가 그런 걸 좋아하지만. ㅎㅎㅎ
내가 무엇을 만든 사람의 입장이 된 다음부터는 이런 리뷰같은 걸 쓴다는 것이 좀 어려워졌다.
이것도 제작기간만 7년이라는데
누군가 이렇게 공들여 만든 작품에 대해 한번 본 내가 왈가왈부한다는 것이 좀 죄송스럽기도 하고-
하지만 이유없는 비난이 아닌 이유있는 비평이라면 만든 사람 입장에서도 그건 고마운 일일터.
내가 작품을 만들어 내놓았을때도 그랬으니까.
오히려 칭찬보다 지적해주는 것이 발전의 계기가 되는 일이 많으니까 말이다.
아직 정말 좋다고 말할 수 있는 한국 극장 에니메이션을 본 적은 없지만
에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더 많은 좋은 에니메이션이 많이 나왔음 좋겠다.
그런데 정말 에니메이션 만드는 모든 사람들 존경한다....!!
5분 정도 되는 에니메이션도 엄청난 그림 양이 요구되는데 1시간, 2시간 하는 작품은 정말...ㄷㄷㄷ
난 아무리 그림 잘 그려도 그렇게 반복하는 작업은 절대로 못할 듯;;;;;;
하지만 다른 장르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에니메이션만의 매력!!!^^
만들 수 없으니 열심히 보기만 해야할 듯 하다 ㅋㅋㅋ